다시 일산마실을 앞두고


  보름쯤 앞서 일산마실을 하면서 두 아이 이를 살폈다. 치과라는 데를 아이를 데리고 처음 가 보기도 했으니, 아이 이가 썩었다고 하면 그날 바로 고치든지 이튿날에 고치는 줄 알았지만, 그렇지도 않아서 새롭게 배웠다. 가만히 보니, 아이를 데리고 치과에 오는 손님이 무척 많아서, 큰도시에서도 줄을 서서 여러 날 기다린다. 우리 아이들도 첫 치료를 받기까지 보름을 기다려야 했기에 고흥으로 돌아와서 풀물을 먹이고 이와 몸을 다스리도록 하면서 지냈다.

  이제 이튿날 아침에 일산으로 가서 모레 아침에 처음으로 고친다. 한 차례로 그칠는지 앞으로 더 일산마실을 해야 할는지 모른다. 이를 고치는 값 못지않게 고흥과 일산을 오가는 데에 드는 찻삯이 많이 들는지 모른다. 아무렴, 네 식구가 한 번 일산을 오가려면 찻삯으로 삼십만 원 즈음 드니까.

  이래서 사람들이 시골에서 안 살고 도시에서 사는구나 하고 깨닫는데, 거꾸로 본다면 시골에서 씩씩하고 튼튼하게 살면서 병원에 갈 일을 안 만들면 된다. 우리 식구는 아이들 이를 제대로 다스리거나 건사하지 못한 바람에 이렇게 돈과 품을 들여서 먼 마실을 해야 할 뿐이다.

  보름 앞서 일산마실을 할 적에 끝내려고 했으나 끝내지 못한 일이 있어, 오늘 밤까지 반드시 끝내려고 여러 날 용을 썼다. 오늘은 새벽부터 이 일에 매달리면서 골이 띵하고 허리가 결리기도 하다. 이제 거의 다 마친다. 마지막 하나를 추스르면 이야호 하고 두 손을 번쩍 치켜들 수 있다. 참 오래 끌었네 싶지만, 오래 끈 만큼 더 깊이 살피거나 들여다볼 수 있었다. 애벌 원고를 마치면, 곧바로 다시 읽고 살피면서 두벌 원고로 만들어야지. 세벌까지 살핀 뒤 출판사로 보낼는지, 두벌째만 살피고 출판사로 보낼는지 모르겠다. 출판사에 넘기기로 한 때를 지난 만큼 두벌 원고로 넘긴 뒤, 혼자서 더 살펴서 세벌 원고로 만들어야지 싶다. 4347.6.15.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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