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비행(1disc) - 할인행사
캐롤 발라드 감독, 안나 파킨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아름다운 비행

Fly Away Home, 1996



  집은 잠을 자는 곳이 아니다. 집에서는 잠을 자기도 하지만, 잠을 잘 수 있기에 집이 아니다. 사랑이 감돌고 이야기가 흐르며 꿈을 짓는 곳이 집이다. 삶을 꽃피우는 곳을 두고 집이라 한다.


  집은 부동산이 될 수 없다. 집은 섣불리 사고팔지 않는다. 집은 우리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살도록 짓는 곳이요,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낳을 아이들도 살도록 가꾸는 곳이다.


  어버이는 아이를 보살피고, 아이는 어버이를 아끼면서, 함께 웃고 노래할 수 있을 때에 집이 된다. 그런데, 오늘날 문명사회에서는 집에서 노래를 부르기 어렵다. 노래가 흐르는 집이라 하더라도 거리낌없이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탈 수 있는 집이 몇 군데가 될까. 노래를 할 수 없고 악기를 탈 수 없는 동네에 다닥다닥 붙어서 저마다 ‘층간소음’에 시달리지는 않는가. 사랑이 어우러지는 살림은 좀처럼 못 가꾸지 않는가.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 때에 즐거울까. 어버이는 무엇을 가르칠 때에 기쁠까. 아이와 어버이는 서로 어떤 일과 놀이를 함께 해야 할까. 영화 〈아름다운 비행〉에 나오는 거위들이 아이를 따른다. 어미를 잃은 거위들이 아이를 어미로 여기면서 졸졸 따른다. 새끼 거위는 아이한테 ‘삶을 보여주’고 ‘삶을 가르쳐’ 달라면서, 그리고 ‘사랑을 베풀’고 ‘꿈을 밝혀’ 주기를 바라면서 졸졸 따른다.


  우리는 저마다 무엇을 하며 살아야 웃음이 나올까. 우리는 저마다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야 노래가 터질까. 아름다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빈다. 아름다운 동네와 마을로 일굴 수 있기를 빈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속삭이면서 어깨동무할 수 있기를 빈다. 4347.6.15.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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