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40] 꽃밥



  찔레꽃 먹으면 찔레내음

  봄까지꽃 먹으면 봄까지꽃빛

  감꽃 먹으면 감꽃노래



  꽃을 먹으면서 몸에도 마음에도 고운 꽃내음이 깃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고 생각합니다. 커다란 동백꽃이 톡톡 떨어지면, 꽃송이를 동백나무 곁에 던져 놓기도 하지만, 때때로 동백꽃송이를 집어서 꽃밥으로 먹기도 합니다. 찔레꽃을 먹고, 봄까지꽃이나 코딱지나물꽃이나 꽃마리꽃을 먹으면서, 또 감꽃을 먹으면서, 이 꽃송이가 우리 몸에서 어떤 꽃빛으로 다시 태어나는가 하고 생각에 잠깁니다. 4347.6.1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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