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사이는 얼마나 멀까. 만화책 《낮비》는 삶과 죽음을 다루려고 여러모로 애쓴다. 그러나, 애쓰기만 할 뿐, 정작 삶은 어떤 빛이고 죽음은 어떤 빛인지 찬찬히 들여다보지 못하는구나 싶다. 겉에서 훑기만 한다. 어느 누구한테든 빛나지 않는 삶이란 없으나, 이러한 모습을 찬찬히 마주하지 못하는구나 싶다. 왜 그럴까. 왜 살짝 건드리기만 하고 들여다보려고는 하지 않을까. 어쩌면, 오늘날 현대 도시문명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삶은 무엇인가’ 하는 가장 커다란 이야기 앞에서 슬쩍 겉스치기만 할 뿐, 쳇바퀴와 굴레에 갇히기만 하니, 만화로 이러한 얼개를 다룬다고 할 적에도 겉핥기일 때에 가장 알맞다고 할 만할까. 수수하면서 투박한 일을 하는 사람한테서 외려 빛이 나는데, 이 빛을 느끼는 사람이 오늘날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란 힘들까. 만화책 《낮비》는 얼마든지 빛이 날 작품이 될 수 있지만, 자꾸 엇나간다고 느낀다. 왜 엇나갈까. 일부러 엇나가는 셈일까. 만화를 그린 분은 아직 이러한 이야기를 다룰 그릇이 안 될까. 스스로 이녁 삶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기에 만화책에서도 두루뭉술하게 짚다가 슬그머니 겉스치고 말 뿐일까. 그래도 끝에 가서는 뭔가 달라질는지 몰라 하는 마음으로 읽다가, 마지막 권까지 읽은 뒤, 조용히 덮는다. 아쉽다는 말만 끝없이 나온다. 미야자키 하야오 님 작품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를 읽으면서 아쉽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는데, 그 느낌하고 많이 닮는다. 4347.6.13.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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