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제비를 바라보는 마음



  새끼 제비를 바라봅니다. 올해에는 우리 집 처마에서 새끼 제비가 몇 마리 깨어나서 자랄는지 궁금합니다. 지난해에는 농약바람에 휩쓸리면서 애써 깐 새끼들이 모두 죽었고, 그러께에는 다섯 마리가 깠습니다. 올해에는 얼핏설핏 보기로 세 마리까지는 틀림없이 보는데, 세 마리 뒤에 한두 마리가 더 있을까 궁금합니다.


  며칠 앞서까지 새끼 제비가 갹갹거리는 소리를 가늘게 들었습니다. 엊그제부터 새끼 제비 머리를 살몃살몃 들여다봅니다. 앞으로 며칠 더 있으면 머리에 반지르르한 털이 덮인 새끼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곧 새끼들이 올망졸망 바깥을 구경하느라 고개를 내미는 모습을 볼 테지요.


  암수 어미 제비는 먹이를 물어 나르느라 부산합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습니다. 어미 제비는 먹이를 물어 나르면서 저희 배를 채울까요. 어미 제비는 새끼를 먹이느라 바쁘기에 저희 배를 채울 겨를은 없지 않을까요.


  튼튼하게 잘 지은 집을 더 튼튼하면서 포근하게 손질한 어미 제비입니다. 새끼 제비는 어미한테서 깊고 너른 사랑을 받아먹으면서 클 테고, 여름이 끝날 무렵 날개에 힘을 붙여 싱싱 마을과 들과 숲을 날다가, 가을이 찾아오기 앞서 바다를 가로질러 긴 마실을 떠나겠지요. 4347.6.12.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마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