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홍합이 달라붙은 바위


  숲에 있는 바위에는 풀씨가 내려앉아 풀이 돋거나 이끼가 곱게 깔리곤 한다. 바닷가에 있는 바위에는 따개비가 들러붙거나 홍합이나 미역이 들러붙곤 한다. 따개비가 다닥다닥 붙은 바위에 새까만 얼룩이 있는가 싶더니, 가까이 다가가서 쳐다보니 새까만 얼룩이 아닌 새끼홍합이다. 이 조그마한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커다란 홍합이 되는구나.

  사람도 아주 작은 씨앗에서 비롯하였고, 아주 작은 몸이었으며, 천천히 무럭무럭 자란다. 풀 한 포기도 아주 작고, 나무씨 한 톨도 아주 작다. 새끼홍합도 아주 작을밖에 없다. 숨이 붙는 모든 이웃들은 아주 조그마한 몸에서 커다란 빛으로 거듭난다. 4347.6.1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