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그레이더
저스틴 채드윅 감독, 나오미 해리스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퍼스트 그레이더

The First Grader, 2011



  케냐에는 ‘키마니 마루게(Stephen Kimani Maruge)’라는 할아버지가 있다. 2009년에 숨을 거두었고, 2004년에 여든네 살 나이로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글을 배운 할아버지이다. 케냐가 케냐이기 앞서 영국 식민지일 적에, 영국이 케냐에서 떠나기를 바라면서 싸운 독립운동가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마루게 할아버지는 기나긴 해에 걸쳐 수용소에 갇혀야 했으며, 영국 군인과 영국 군인한테 빌붙는 똘마니한테 끔찍하게 고문을 받았다고 한다. 영화 〈퍼스트 그레이더〉를 보면 마루게 할아버지가 받은 고문 가운데 몇 가지가 나온다. 이 영화는 어린이와 함께 보아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흐르는데, 할아버지가 고문을 받는 몇몇 대목은 재빨리 넘겨야 한다. 아이들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하기 때문이다.


  마루게 할아버지는 지난날에는 ‘식민지에서 독립하는’ 운동을 하느라 싸웠다. 그리고, 숨을 거두기 앞서 여든네 살부터 여든아홉 살까지는 ‘차별사회에서 독립하는’ 몸짓으로 살았다.


  모든 어린이가 참되게 배워야 한다면, 모든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참되게 배워야 한다. 모든 어린이가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면, 모든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언제나 아름답게 삶을 누리면서 이 땅이 환하게 빛나야 한다.


  그러면, 한국에서 ‘식민지에서 독립하는’ 운동을 했던 이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독립운동을 하던 이들이 낳은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군국주의 정치권력에 빌붙거나 군부독재 정치권력에 빌붙은 사람들은 어찌 지내는가. 오늘 이곳에서 우리는 어떤 사회와 삶과 교육과 문화를 빛내면서 살아가는 사람인가. 4347.6.1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