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스 아일랜드
Nim's Island, 2008
아이들은 왜 학교에 다녀야 할까. 아이들은 왜 학교에서 대학입시를 받아들여야 할까. 아이들은 왜 학교를 마친 뒤 회사나 공장에 들어가서 돈을 벌어야 할까. 영화 〈님스 아일랜드〉에 나오는 ‘님’이라는 아이는 학교에 가지 않는다. ‘님’이라는 아이는 아버지하고 둘이서 섬에서 산다. 섬에서 섬사람으로 지내고, 섬아이로 꿈을 꾼다. 섬에서 섬바람을 마시고, 섬에서 섬밥을 먹는다.
학교는 이 아이한테 무엇을 가르칠 만한가. 도시와 나라와 문화와 사회는 이 아이한테 무엇을 보여줄 만한가. 옷가게가 있어야 옷을 입지 않는다. 밥집이 있어야 밥을 먹지 않는다. 유기농 매장이 있어야 풀을 사다 먹지 않는다.
삶을 밝히는 빛은 어디에서 나올까. 예배당에서 빛이 나올까? 경전이나 책에서 빛이 나올까?
어린이 ‘님’은 무엇이든 스스로 한다. 아니, 예부터 지구별 모든 ‘님’은 무엇이든 스스로 하면서 살았다. 우리는 더 많은 책을 읽어야 하지 않고, 더 많은 학교를 다녀야 하지 않으며,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머리에 담아야 하지 않는다. 삶을 알아야 한다. 삶을 알면 넉넉하다. 삶을 알 때에 사랑스럽다. 삶을 알기에 너그러우면서 착하고 따스하다. 삶을 알 때에 꿈을 나누고, 삶을 알면서 이웃과 어깨동무를 한다. 4347.6.9.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