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꽃이 필 무렵


  이웃집 밭에는 상추꽃이 흐드러지다가 어느새 진다. 우리 집 꽃밭에 한 포기 옮겨심은 상추는 이제서야 꽃이 피려고 한다. 우리 집 상추포기에서 피어날 꽃은 이웃집과 대면 열흘이나 보름쯤 늦지 싶다. 그러나 다 좋다. 우리 집 상추포기는 느긋하게 제 결에 맞게 자랄 테며, 천천히 꽃망울을 터뜨릴 테고, 곱게 씨앗을 맺겠지.

  무럭무럭 자라는 상추포기를 보면서 예쁘다는 말만 나온다. 처음 이웃집에서 여리고 작은 상추포기 하나를 꽃밭에 옮겨심어 보라고 건넬 적에는 제법 시들어 되살아날까 안쓰러웠는데, 하루하루 지나면서 잎에 푸른 기운이 돌면서 씩씩하게 살아났다. 틈틈이 우리한테 맛난 잎사귀를 선물하면서 이렇게 잘 컸다. 너희가 터뜨리는 꽃이 낳을 씨앗은 얼마나 어여쁠까 설레면서 기다린다. 4347.6.9.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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