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153. 2014.6.2.ㄱ 책에 사로잡힌 아이


  바깥마실을 한 지 꽤 여러 날 되었을 적에 일곱 살 큰아이가 아버지한테 묻는다. “아버지, 내 책은요?” 이제껏 책 없이 신나게 뛰놀다가, 문득 책이 고픈가? “벼리야, 이제 네 책은 네가 챙겨야지. 네가 챙기지 않아서 안 가지고 왔어.” “이힝. 그래도 챙겨야지요.” “다음에는 네가 스스로 잘 챙겨.”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아무래도 책방마실을 해야겠다고 느낀다. 마침 곁님은 일산에서 동무를 만나기로 한다.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일산에 있는 알라딘 매장에 가 보기로 한다. 여느 책방에서는 사진찍기를 할 수 없지만, 알라딘 매장에서는 이럭저럭 사진을 찍어도 된다. 큰아이는 혼자서 이 계단 저 계단을 오르내리다가 ‘만화책’ 있는 칸을 알아본다. 다만 아무 만화책이나 끄집어 내도록 할 수 없기에, 《도라에몽》 만화책을 하나 꺼내어 내민다. 일곱 살 큰아이는 아버지한테서 새로 건네받은 《도라에몽》을 받아들고 서서 읽다가, 어느새 얌전히 바닥에 앉아서 모든 소리를 잊고 책에 사로잡힌다. 불러도 소리를 못 듣기에 멀찌감치 떨어져서 한참 지켜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읽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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