川の光 (單行本)
松浦 壽輝 / 中央公論新社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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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빛 (강의 빛)

川の光, 2010

마츠우라 히사키(松浦壽輝) 원작소설



  냇물에서는 냇빛이 퍼진다. 냇물이 흐르는 냇가에서는 냇것이 산다. 냇것 가운데에는 냇짐승이 있고 냇풀이 있으며 냇새가 있다. 냇가에서는 냇바람을 마신다. 냇가에서는 냇노래를 부른다. 오래디오랜 옛날부터 흐르던 냇넋이 있고, 앞으로도 흐를 냇숨이 있다.


  문명을 세우거나 문화를 닦는다는 나라에서는 냇가를 그대로 두지 않는다. 냇가에 시멘트를 퍼붓는다. 냇가 둘레로 찻길을 놓는다. 냇가에서 함께 살아가던 냇짐승이나 냇벌레 같은 냇동무를 하나도 헤아리지 않는다. 일본도 한국도 모두 같다. 미국이나 유럽도 서로 같을 테지. 게다가 한국에서는 대통령과 공무원이 앞장서서 ‘4대강사업’이라는 끔찍한 시멘트 막짓을 퍼부어댔다.


  냇빛이란 무엇일까. 이 나라 아이들은 냇빛을 알 수 있을까. 이 나라 어른들은 냇빛을 하루라도 생각하거나 그리는가. 이 나라 아이들은 냇빛뿐 아니라 하늘빛이나 풀빛이나 꽃빛을 어느 만큼 제대로 알 수 있을까. 이 나라 어른들은 스스로 냇빛이든 하늘빛이든 풀빛이든 꽃빛이든 제대로 누릴 마음이 어느 만큼 있을까.


  아이들과 만화영화 〈냇빛(川の光)〉을 본다. 만화영화 〈냇빛〉에는 ‘곰쥐’가 나온다. 들이나 숲에 살면서 들내음과 숲내음을 사랑할 뿐 아니라, 냇내음을 마시고 냇노래를 듣는 자그마한 이웃이 나온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냇노래나 바닷노래를 들으면 살살 졸음이 오면서 포근히 잠든다. 들짐승도 숲벌레도 냇노래나 바닷노래를 들으면 가만히 졸다가 살가이 잠든다. 삶을 이루는 빛은 숲에서 나온다. 4347.6.7.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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