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서 나누는 이웃
글을 써서 나누는 이웃이 있기에 꾸준히 글을 쓰는지 모른다. 내가 쓴 글을 읽을 이웃은 몇이나 되는지 모른다. 다만, 어디엔가 언젠가 있는 줄 안다. 이웃한테 푸른 숨결을 불어넣을 수 있으니 글을 쓴다. 이와 마찬가지로, 내 이웃이 나한테 불어넣으려 하는 푸른 숨결을 느끼려고 글을 읽는다. 내 이웃이 쓴 글은 언제 썼거나 어디에서 썼는지 모를 노릇이다. 다만, 내 이웃도 나와 같은 글동무를 생각하면서 차근차근 즐겁게 글을 썼으리라 느낀다. 지구별 맞은편에 있든, 백 해나 삼백 해쯤 앞서 살았든, 이웃은 서로를 헤아리면서 마음속에 씨앗을 심고, 이 씨앗은 무럭무럭 자라 오래오래 잇는다. 4347.6.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