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마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적에 아이들이 많이 고단하겠구나 싶어, 마을 어귀에 닿은 뒤 얼른 짐을 꾸려 대문을 열고 들어가서 가방을 내리고 아이들 씻기려고 하면, 여름날 논개구리 노랫소리를 하나도 못 듣는다. 아이들을 다 씻기고, 아이들이 입던 옷을 다 빨래하고, 이 옷가지를 모두 널어서 말린 뒤 기지개를 켜고 한숨을 쉴라치면 비로소 개구리 노랫소리를 듣는다. 어, 개구리는 틀림없이 아까도 노래를 했을 텐데, 나는 아까 개구리 노랫소리를 못 들었구나. 동시집 《아기 까치의 우산》을 읽는다. 이 동시집을 내놓은 분은 어떤 소리를 들어서 동시를 썼을까. 이 동시집을 내놓은 분이 못 들은 소리는 무엇이요, 들은 소리는 무엇일까. 도시와 시골에서, 집과 학교에서 아이들은 어떤 소리를 듣는가. 어른들은 아이한테서 어떤 소리를 듣는가. 동시집 《아기 까치의 우산》을 찬찬히 헤아려 본다. 아무래도 이 동시집에서는 소리와 빛깔과 냄새를 얼마 못 느끼겠다. 4347.6.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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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까치의 우산
김미혜 지음, 한수진 그림 / 창비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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