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생각합니다. 숲이 우거지고 푸른 바람이 불며 포근하게 우리를 감싸는 별빛이 늘 잔치를 벌이는 시골에 보금자리를 두어 살아가니 얼마나 즐거운가요.
도시에서 살기에 서운하거나 아쉽지 않습니다. 비록 숲이나 냇물이나 골짜기나 바다가 없다 하더라도 마음 가득 따사롭게 마주하는 눈빛이라면,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나 숲집을 누립니다.
우리는 숲집을 누립니다. 나무와 풀과 꽃이 있는 부동산을 누리지 않습니다. 나한테 있는 돈으로 지구별을 통째로 사들여야 숲이나 바다나 꽃을 누리지 않아요. 마음을 활짝 열어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을 적에 비로소 삶을 누립니다.
시외버스는 도시를 벗어나고 더 벗어나며 자꾸 벗어납니다. 우리 시골집과 가까울수록 시외버스에서 우리 집 풀내음을 맡습니다. 네 식구가 함께 탄 시외버스에 탄 다른 분들이 시외버스에서는 냄새가 안 좋아 머리가 아프다고 말합니다.
아, 그렇지요. 참말 나도 얼마 앞서까지 그렇게 말했어요. 그렇지만 이제는 달리 말해요. 나는 내가 누리고픈 냄새를 맡아요. 나는 내가 보고픈 빛을 봐요. 나는 내가 먹고픈 밥을 기쁘게 차려서 먹습니다. 돌아갈 시골집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시골빛이 사랑스럽습니다. 4347.6.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살이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