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읽는 책


  책은 늘 새롭게 읽는다. 그러니까, 무슨 말인가 하면, 책읽기란 새롭게 읽기이기에, 새롭게 읽는다고 느낄 때에 책읽기요, 책을 읽으려는 사람은 누구라도 새롭게 읽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책을 손에 쥐고 펼쳤으나 ‘새롭다’고 느끼지 못하면, 책읽기가 아니다. 책을 손에 들어 한 장 두 장 넘기는 동안 ‘새롭다’고 받아들이지 못하면, 책읽기하고 자꾸 멀어진다.

  하루에 아홉 시간이나 똑같은 교과서 지식을 아홉 차례 가르쳐야 하는 교사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분은 아홉 시간에 걸쳐 아홉 차례 똑같은 교과서 지식을 가르치면서 웃는다고 한다.

  나는 글을 어떻게 쓰는가. 늘 새롭게 쓴다. 나는 책을 어떻게 읽는가. 늘 새롭게 읽는다. 아이들은 만화영화 〈이웃집 토토로〉를 어떻게 보는가. 늘 새롭게 본다. 아이들은 영화 〈말괄량이 삐삐〉를 어떻게 보는가. 늘 새롭게 본다.

  새롭게 보는 동안 하루를 새로 연다. 새롭게 보지 못할 적에는 날마다 늘 똑같이 되풀이한다. 새롭게 보는 동안 사랑을 새로 가꾼다. 새롭게 보지 못할 적에는 날마다 늘 똑같이 되풀이하기에 툭탁질이 그치지 않는다. 4347.6.4.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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