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하며 읽는 책



  되풀이하며 읽는 책이 있다. 문득 생각해 본다. 되풀이하며 읽는 책은 재미있는가? 재미있을 수 있다. 뜻이 있을 수 있다. 그러면, 되풀이하며 먹는 밥을 떠올려 본다. 밥을 되풀이하면서 먹는가? 어제 먹은 밥을 또 먹는가? 어제 마신 술을 또 마시나? 어제 들이켠 바람을 또 들이켜나? 어제 똥을 누었는데 또 똥을 누나? 그래서, 되풀이하는 모든 것이 지겹나?


  교사는 학생한테 늘 똑같은 교과서 지식을 알려준다. 교과서가 꾸준히 바뀌기는 한다지만, 교사가 학생한테 들려주어야 하는 교과서 지식은 늘 그대로이다. 교과서 지식은 바뀌지 않는다. 그러면, 교사는 날마다 되풀이하는 이러한 일이 지겹나? 시골이라면 한 학년이나 한 학급한테 한 번만 말할 테지만, 도시라면 교사는 여러 학급과 학년을 돌면서 똑같은 교과서 지식을 똑같은 말로 알려주어야 한다. 교사라고 하는 ‘직업’은 지겨운가?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일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놀이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되풀이하듯이 읽는 책은 마음에 어떻게 스며드는가. 되풀이하듯이 하는 일은 삶에 어떻게 젖어드는가. 되풀이하듯이 하는 놀이는 사랑을 어떻게 키우는가. 4347.6.3.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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