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글을 쓰며


  셈틀이 있으니 집에서는 셈틀을 켜서 글을 쓴다. 집에서 나와 마실을 다니며 공책에 글을 쓴다. 공책에 글을 쓸 적에는 고쳐쓴 자국까지 모두 다시 읽으며 손질한다. 처음부터 다시 새겨읽으며 느끼고, 마음에 닿는 대목을 곰곰이 헤아리하며 마무리짓는다. 요즈음에는 원고지에 글을 썼어도 다시 셈틀에서 파일로 바꾸어서 보내야 한다. 이런 흐름에서는 공책에 손으로 글을 쓴 뒤 또 거듭 읽으며 셈틀에 글을 옮기니 품이 꽤 드는데, 어느 모로 보면 스스로 내 글을 자꾸 읽으며 스스로 둘째 셋째 넷째 ... 열째 스무째 글손(독자)가 된다. 내 글에 내가 글손이 되면서 내 글을 즐긴 빛을 거듭 담는다. 4347.5.30.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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