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 일반판 - 아웃케이스 없음
와이드미디어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嫌われ松子の一生 : Memories Of Matsuko, 2006



  어느 날 곁님이 문득 말한다. “〈마츠코〉 봤어요?” 나는 한 마디로 말한다. “아니.” “그럼 봐요. 당신이 무척 좋아할 영화예요.” 곁님 이야기를 듣고 이레쯤 지나서 비로소 이 영화를 본다. 곧바로 볼 수도 있으나, 집일을 도맡으며 지내다 보니, 이래저래 바쁘고 힘들어서 이레가 지나고서야 비로소 숨을 돌리며 보았다. 아무리 바빠도 틈을 내려면 틈을 낼 수 있지만, 곁님이 이래저래 보라고 알려준 영화라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을 때에 보고 싶었다.


  두 시간이 넘는 영화를 본다. 영화를 한 시간 반쯤 볼 무렵, 큰아이가 잉잉댄다. 새벽 네 시에 일어나서 영화를 조용히 보는데 일곱 살 큰아이가 쉬가 마려운가 보다. 어쩌나. 영화를 끊고 쉬를 잘 누여서 재워야지.


  이틀 뒤 비로소 나머지를 마저 본다. 이틀이 지나기까지 이래저래 집일을 하느라 참 바빴다. 이틀 동안 이불도 여러 채 빨았고, 영화를 다 본 오늘은 두 아이를 자전거에 태워 제법 먼 나들이를 다녀오기까지 했다.


  영화 〈마츠코〉는 무엇을 말할까.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저마다 어떤 삶을 누렸을까. 시시하다고 보는 삶은 어떤 모습인가. 아름답다고 보는 삶은 어떤 모습인가. 내 삶과 네 삶은 얼마나 다른가. 내가 오늘 누리는 삶과 네가 오늘 누리는 삶은 서로 어떻게 잇닿는가. 아픈 사람들 마음을 어떻게 읽는가. 기쁜 사람들 웃음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웃고 노래할 적에 즐겁다. 웃음은 남이 만들어 주지 않는다. 노래는 남이 불러 주지 않는다. 웃음도 노래도 언제나 스스로 빚고 가꾸며 누린다. 마츠코는 살고 싶었고, 고운 마음이고 싶었으며, 여린 동생과 사이좋게 꿈꾸고 싶었다. 이리하여 이 길대로 새 빛이 된다. 4347.5.25.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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