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망치



  망치가 있어 못을 박는다. 망치가 있어 나무와 나무를 엮으면서 통통 두들겨 맞춘다. 망치가 있어 책꽂이를 짠다. 망치가 있어 책꽂이를 다시 뜯고, 망치가 있기에 책꽂이를 새로 짜서 새 곳에 놓는다.


  오랜 나날 못을 박거나 책꽂이를 짜던 망치를 내려놓는다. 망치야 너도 살짝 쉬렴. 그리고 조금 뒤에 다시 책꽂이를 야무지게 짜도록 네 힘을 보태어 주렴. 망치 네가 나누어 준 기운을 받아 책꽂이가 튼튼히 서고, 이 책들 모두 즐겁게 제자리를 찾는단다. 4347.5.2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