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1596) 물론 2
“제가 먹여 봐도 돼요?” “물론. 하지만 아직은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박형권-돼지 오월이》(낮은산,2012) 23쪽
물론
→ 그럼
→ 그래
→ 응
…
한자말 ‘물론’을 아이한테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말뜻을 살피면 ‘말할 것도 없이’인데, 아이한테 가르치거나 물려줄 말이라면 처음부터 ‘말할 것도 없이’를 들려주어야 알맞으리라 느낍니다.
제자리에 제대로 말을 쓰지 못하면, 얄궂게 쓰인 낱말 하나는 자꾸 퍼집니다. 이 보기글에 나타난 ‘물론’도 얄궂습니다. 왜냐하면, 이 자리에서는 ‘그럼’이나 ‘그래’를 넣어야 알맞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이야기이니, 때에 따라 ‘응’이나 ‘네’를 넣을 수 있습니다. ‘알았어’나 ‘아무렴’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4347.5.18.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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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먹여 봐도 돼요?” “응. 그렇지만 아직은 살살 다뤄야 한다.”
‘하지만’은 ‘그러하지만(그렇지만)’을 잘못 줄여서 쓰는 말투입니다. ‘그렇지만’이나 ‘그러나’로 고쳐씁니다. ‘조심(操心)해서’는 ‘잘 살펴서’나 ‘살살’이나 ‘가만가만’이나 ‘찬찬히’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