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8] 사진책


  한국말사전에서 ‘그림책’을 찾아보면 “(1) 그림을 모아 놓은 책 (2) 어린이를 위하여 주로 그림으로 꾸민 책”이라 풀이합니다. 그러니까, 그림을 그리는 분들이 빚은 그림을 그러모은 책이 그림책이라는 뜻입니다. ‘화집(畵集)’이나 ‘화첩(畵帖)’은 한국말이 아니라는 뜻이에요. 그런데, 그림으로 꾸민 책이 왜 어린이가 보도록 꾸민 책일까 알쏭달쏭합니다. 그림책은 어린이만 읽지 않아요. 어린이부터 읽을 수 있도록 꾸미는 책이에요. 한국말사전에는 ‘글책’이나 ‘사진책’이라는 낱말을 안 실어요. 그래도 ‘만화책’이라는 낱말을 싣습니다. 예부터 글책과 그림책이 함께 있었으나 아직 글책은 옹근 낱말로 대접받지 못해요. 만화책과 함께 사진책이 일찍부터 있었지만 여태 사진책을 오롯한 낱말로 다루지 못해요. 책이라면, 이야기책도 있고, 노래책도 있습니다. 꿈을 담은 꿈책이라든지, 사랑을 밝히는 사랑책이 있어요. 밥짓기를 다루면 밥책(요리책)이 되고, 흙을 가꾸는 길을 보여주면 흙책(농사책)이 됩니다. 어린이한테 베푸는 어린이책과 푸름이한테 베푸는 푸른책이 있어요. 생태와 환경을 헤아리는 환경책이 있고, 생각을 곰곰이 돌아보는 생각책(철학책)이 있으며, 문학을 담은 문학책이 있어요. 낱말을 다루는 낱말책(사전)이 있는 한편, 역사를 밝히는 역사책과 인문학을 나누려는 인문책에, 과학을 파헤치는 과학책이 있습니다. 4347.5.1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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