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7] 첫물


  오월로 접어들어 드디어 들딸기를 땁니다. 첫물 들딸기입니다. 처음으로 익는 들딸기는 아직 통통하지 않습니다. 첫물이 지나고 나서 새로 돋는 들딸기는 차츰 통통하게 익으며, 새빨간 빛도 한결 곱습니다. 오이나 토마토를 심은 분이라면 첫물 오이와 토마토가 나온 뒤 꾸준히 새 오이와 토마토를 얻습니다. 씨앗을 받으려면 첫물 열매를 갈무리하곤 해요. 처음 맞이하기에 첫물입니다. 처음 누리기에 첫물입니다. 처음 얻으면서 처음으로 맛보기에 첫물입니다. 제철에 먹는 첫물 들딸기란 싱그러운 오월빛이 고스란히 녹아든 사랑스러운 숨결입니다. 4347.5.1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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