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쪽지 2014.5.12.
: 훨훨 날고픈 자전거
- 우체국에 가자. 우체국에 갈 일이 없더라도, 이제 오월 봄 끝자락에 날마다 자전거를 한 차례쯤 타자. 슬금슬금 이웃마을을 돌고, 천천히 들길을 누비자. 시골버스가 지나가면 살며시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바람을 천천히 가르면서 고운 바람을 마시자. 일곱 살 큰아이는 샛자전거에 앉아 손잡이를 놓고 두 팔을 옆으로 뻗는다. 어디에서 이런 모습을 보지는 않았으나, 스스로 이렇게 논다. 손을 놓고 달리면 재미난 줄 스스로 알아챈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한갓진 시골길을 달리는 자전거이니, 이렇게 놀 수 있다.
- 면소재지를 찍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작은아이는 곯아떨어진다. 자전거 나들이를 하기 앞서까지 졸음을 얼마나 꾹 눌러참았는지, 꾸벅꾸벅 졸다가 뒤로 기대지도 않고 앞으로 폭 몸을 숙이면서 잔다. 참말 고단했구나. 얼른 집으로 돌아가서 두 다리 곧게 뻗으면서 자야겠네.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