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림놀이] 아이 그림에 마무리 (2014.5.12.)
큰아이가 그림을 그린다. 작은아이와 나는 별바라기 놀이를 마당에서 한다. 한참 놀다가 들어오니, 큰아이가 그림 하나를 그린 뒤, 바탕에 무언가 더 그리려다가 그만두고 새로 그림을 더 그린다. 큰아이가 그리다가 그친 그림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이대로 둘 수도 있지만 살짝 허전하다. 그래서, 하늘에 구름만 있기보다, 아이가 선 땅에 풀이 푸릇푸릇 돋아 싱그러운 바람이 불기를 바라면서 여러 가지 풀을 그려 넣는다. 풀을 그린 뒤 나무를 그릴까 하다가 꽃을 그리기로 한다. 큰아이가 묻는다. “왜 꽃을 그려? 왜 꽃을 많이 그려?” “벼리 마음에 언제나 꽃내음이 맑게 흐르라고.” 꽃을 다 그리고서 구름에 무늬를 입힌다. 구름에 무늬를 다 입히고는 하늘을 알록달록하게 바른다. 온갖 빛이 골고루 어우러진 아름다운 삶이 되기를 바라면서. 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