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는 찔레꽃
오월로 접어들이 찔레꽃을 다시 만난다. 싱그러운 오월을 여는구나 하고 깨닫는다. 찔레꽃은 사월이 끝나고 오월로 접어들면서 활짝 피어난다. 벚꽃이나 매화꽃처럼 기다리는 사람이 있지 않아도 오월이면 곱다라니 핀다. 동백꽃이나 장미꽃처럼 곧장 알아보는 사람이 있지 않아도 오월에 해맑게 핀다.
찔레꽃 하얀 잎은 얼마나 맛있을까. 오월에 배를 곯던 옛 아이들한테 반가우면서 고마운 맛이었을까. 새로 돋는 찔레싹을 톡톡 꺾어서 먹으면 꼬르륵거리던 배가 차분히 가라앉았을까.
하얀 꽃이 터지면서 찔레잎은 보들보들 반짝거리는 새 잎빛이 된다. 꽃빛은 환하고 잎빛은 눈부시다. 오월은 얼마나 아름다운 달인가 하고 새삼스레 되새긴다. 4347.5.5.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