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말 ‘존재’가 어지럽히는 말과 삶
(180) 존재 180 : 개성만발한 존재들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속도의 시계를 가지고 있는 개성만발한 존재들입니다
《박은영-시작하는 그림책》(청출판,2013) 27쪽
개성만발한 존재들입니다
→ 개성만발입니다
→ 꽃을 피웁니다
→ 빛입니다
→ 숨결입니다
→ 귀염둥이입니다
→ 귀여운 꽃을 피웁니다
→ 고운 숨결입니다
…
“개성만발한 존재”는 아이들을 가리킵니다. ‘개성’이라는 한자말 뜻을 살피고, 보기글 첫머리를 돌아봅니다. “저마다 다른 속도”라는 대목이 있으니, 글 뒤쪽에 ‘개성’이라는 낱말을 안 넣어도 됩니다. 다 다른 모습을 가리키는 ‘개성’인 만큼, 글 앞뒤에 이렇게 넣으면 겹말이 돼요.
보기글에 있는 ‘시계를 가지고’를 살린다면 “아이들은 저마다 다르게 흐르는 시계를 가지고 꽃을 피우는 넋”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아이들이 ‘시계를 가진’다고 하는 말은 ‘자란다’를 나타냅니다. 그러니, 이 대목을 덜어내면 “아이들은 저마다 다르게 자라며 꽃을 피우는 숨결”처럼 고쳐쓸 수 있어요. 4347.5.1.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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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저마다 다르게 흐르는 시계를 가지고 꽃을 피우는 숨결입니다
“다른 속도(速度)의 시계를 가지고 있는”은 “다르게 달리는 시계를 가진”이나 “다르게 흐르는 시계를 가진”이나 “다른 시계를 가진”으로 손봅니다. ‘개성(個性)’은 “다른 사람이나 개체와 구별되는 고유의 특성”을 뜻하고, ‘만발(滿發)’은 “꽃이 활짝 다 핌”을 뜻합니다. ‘개성만발’이란 “개성이 꽃을 피운다”는 소리이고, 이는 “다 다른 모습이 활짝 꽃피운다”를 가리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