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 뼈다귀언덕을 올라라



  뼈대만 붙여 올라타도록 한 놀이기구 이름을 ‘정글짐’이라 하지 싶다. 그런데 왜 정글짐일까. 어릴 적부터 이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서 제대로 말하지도 못했다. 뼈대만 있고 올라타도록 했으니, ‘뼈대산’쯤 될까. 아이들이 재미나게 가리킬 수 있도록 ‘뼈다귀언덕’이라 해 볼까. 어쨌든, 씩씩한 사름벼리는 뼈다귀언덕을 기운차게 오른다. 하나하나 붙잡고 올라탄다. 꼭대기까지 빠르게 올라간다. 동생은 하나도 못 올라간다. 누나가 뼈다귀언덕을 오르면 동생은 밑에서 하염없이 올려다보기만 한다. 동생이 여기에 못 올라갈 만하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다만, 사름벼리는 뼈다귀언덕을 높이높이 올라가고 싶다는 꿈을 늘 품으니 잘 올라간다. 일곱 살인 오늘뿐 아니라 여섯 살에도 다섯 살에도 냉큼 올라갔다. 네 살 적에도 용을 쓰며 한 칸씩 올라가려고 했다. 4347.4.3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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