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비 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시집을 펼친다. 한 달쯤 책상맡에 두었다가 펼친다. 비가 오는 날 읽기에 알맞을 시집이었을까. 한 쪽 두 쪽을 읽는 동안 마음이 포근해진다. 시인이 싯말로 읊은 노래를 살피면 가슴을 에는 이야기가 꽤 있는데, 가슴을 에는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마음이 포근하다. 왜 그럴까? 아픔과 생채기를 이야기한다 하더라도, 아픔과 생채기를 구경하거나 나 몰라라 하지 않고 품에 안으면서 따사로이 보듬으려는 손길이기 때문 아닐까? 아픔을 말한대서 다 아픔을 말하는 시가 된다고 느끼지 않는다. 생채기를 주제로 다룬대서 모두 생채기를 슬기롭거나 제대로 보여준다고 느끼지 않는다. 시가 되려면, 문학이 되려면, 이야기가 되려면, 시를 쓰는 넋이 스스로 숲이 되어야 할 테지. 그러니 시집 이름이 《침엽수 지대》이다. 4347.4.2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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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엽수 지대
김명수 지음 / 창비 / 199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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