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3] 배움 모임



  고등학교에 다닐 무렵 동무 몇이 모여 ‘공부 모임’을 했습니다. 우리끼리 조금 더 배우자는 뜻이었습니다. 대학교에 살짝 들어갔을 적에도 ‘공부 모임’을 생각했는데, 다른 동무들은 ‘스터디 클럽’을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대학교를 그만두고 신문배달을 하며 동아리를 두 가지 만들었습니다. 이때에는 ‘배움 모임’을 꾸렸습니다. 두 아이를 낳아 함께 살아가며 지난날을 돌아봅니다. ‘工夫’는 한자말이고 ‘study’는 영어이며 ‘배움’은 한국말입니다. 오늘날 한국사람은 세 가지 말을 아무렇지 않게 쓰고, 세 가지 말이 어떤 뜻인지 제대로 살피지 않곤 합니다. 아니 ‘공부’와 ‘스터디’만 자주 쓰고 ‘배움’은 잘 안 쓰지 싶어요. 배우려고 모임을 꾸리기에 ‘배움 모임’인데, 어떤 이는 ‘학습 모임’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學習’ 또한 한자말이고, ‘배울 學’에 ‘익힐 習’입니다. 스스로 한국말을 배우지 않기에 스스로 한국말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모르는구나 싶습니다. 스스로 한국말을 익히면 스스로 한국말을 어떻게 빛낼 때에 아름다운가를 알리라 느낍니다. 4347.4.2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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