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구리에서 피어나는 작은 꽃
우리 집 마당에서 자라는 초피나무를 바라보다가 빙그레 웃는다. 어라, 옆구리에서 싹이 터서 잎이 돋고 꽃이 피네? 새 가지가 돋지 않는데 그곳에서 어째 잎이랑 꽃이 날까? 앞으로 이곳에서 가지가 뻗을 수 있을까. 초피나무 옆구리에 새로운 가지가 차츰 굵고 길게 뻗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다른 나무도 곧잘 옆구리에서 꽃을 터뜨리거나 잎을 틔운다. 우리 집 후박나무도 가끔 옆구리에서 새 잎이 돋곤 한다. 도시에서 자주 만나는 은행나무도 때때로 옆구리에서 작은 잎을 내곤 한다. 우람한 느티나무도 옆구리에서 잎을 내놓곤 한다. 그렇구나. 작은 숨결이 사랑스레 태어나는구나. 4347.4.27.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