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짝물 사이에 가랑잎
가랑잎이 진다. 골짜기에 떨어진다. 골짝물이 흐른다. 골짜기에서 흐르다가 돌에 걸려 멈춘다. 비가 내려 물살이 빨라지면 가랑잎은 다시 물을 타고 흐르겠지. 바람이 불어 휙 날려 주면 더 멀리 나들이를 하겠지. 비가 내리지 않고 바람이 불지 않으면, 가랑잎은 이곳에서 천천히 삭아 골짝물 바닥으로 내려앉으면서 시나브로 흙으로 바뀌겠지. 4347.4.2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