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금 한 쪽



  아이들이 능금을 먹다가 한 쪽을 남긴다. 아버지 먹으라고 한 쪽을 남겼단다. 다만, 저희들은 여러 쪽을 먹고서 한 쪽을 남긴다. 뭐, 다 좋다. 내 몫이 있는 줄 생각조차 안 했고, 아이들이 잘 먹기를 바랄 뿐인데, 아이들이 서로 더 먹겠다 하지 않고 한 쪽을 그대로 둔다. 건드리지 않고 쳐다보지 않는다. 어디 한번 보자는 마음으로 두 시간쯤 그대로 두는데 참말 이 아이들이 이 능금 한 쪽을 더 먹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얼마나 깊고 살가운 마음씀인가. 아이들이 남긴 능금 한 쪽을 고맙고 달게 잘 먹었다. 4347.4.20.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