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뒤집어진 뒤

배에 있던 사람들은 
그대로 모두 죽었으리라 느낍니다.
그래서 이 사실을 숨기려고
일부러 늑장을 부리고
민간잠수부가 물에 못 들어가게 막고
여러 날 똑같은 화면만 보여주고
물속과 배 안쪽 상황은 찍지 못하게 하고
민간인과 기자는 접근을 못하게 막고
실종자 숫자와 죽은 사람 숫자를
마치 스포츠 중계 하듯이
화면에 척척 붙이고,
여러 날 지나서
도무지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여겨질 때에
비로소 주검을 배에서 꺼내는...
이런 과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한숨을 쉬면서
일요일 낮을 보내는데,
뜻밖에 오늘
제비가 우리 집 처마 밑으로 찾아옵니다.

지난해에 마을마다 아주 모질고 끔찍하도록
농약바람이었는데
제비가 그예 살아남아
우리 집에 다시 돌아와 주는군요.

한숨만 쉴 노릇은 아니로구나 하고
생각에 잠깁니다.

희망이란 무엇이고
꿈과 사랑을 어떻게 다스릴 때에 아름다운지

곰곰이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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