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유채밭



  자작나무에 새잎이 돋는다. 면소재지를 다녀올 적마다 동호덕마을 어귀를 지나면서 늘 바라보는 자작나무이다. 언제나 먼발치로만 바라보는데, 가까이에서 바라보지 않더라도 새잎이 돋는 줄 알 수 있다. 자전거를 함께 달리는 큰아이도 샛자전거에서 “아버지, 저기 봐요. 하얀 나무에 잎이 났어요!” 하고 소리친다. “그래, 나도 봤어. 빛깔이 곱지?” 큰아이한테 ‘자작나무’라고 이름을 알려주지만 큰아이는 으레 ‘하얀 나무’라고 말한다. 하기는. 줄기가 하얀 빛으로 보이니 하얀 나무라고 할 만하다. 사월로 접어든 자작나무는 들판에 가득한 유채꽃 물결과 함께 새잎을 돋으면서 한결 싱그럽다. 자작나무 뒤쪽으로 이어지는 멧자락에도 푸릇푸릇 새로운 빛이 환하다. 겨울을 난 잎빛과 봄에 새로 돋은 잎빛이 어우러진다. 집으로 달리던 자전거를 멈추고 한참 푸른 빛깔을 바라본다. 노란 물결과 어우러지는 푸른 빛깔이 얼마나 고운가 하고 생각한다. 4347.4.19.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