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민들레 노래



  우리 집 둘레에 흰민들레가 많이 핀다. 흰민들레가 꽃이 핀 뒤 씨앗을 골고루 날리도록 돌보니, 대문 앞에도 꽃밭에도 뒤꼍에도 옆밭에도 흰민들레가 하나둘 퍼져서 하얗게 빛난다. 다른 마을에서는 흰민들레를 뿌리째 캐어 읍내 저잣거리에 가지고 나와 판다. 약풀로 많이 사고팔리니 캐낼 만하다고 느끼지만, 씨앗을 날리도록 남겨 두면서 캐야 하지 않으랴 싶다. 곁님과 나는 잎사귀만 조금 뜯어서 먹는다. 뿌리까지 캐내어 먹으면 더 좋다 하지만, 온통 민들레밭이 될 때까지는 고이 건사하고 싶다. 우리 집뿐 아니라 우리 마을 어디에서나 흰민들레가 춤출 수 있기를 꿈꾼다. 4347.4.1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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