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와 ‘영희’가 일하는 작은 출판사에서 “철수와 영희를 위한 대자보”를 내놓는다. 조그맣게 꾸리는 자그마한 책으로, 첫 이야기는 손석춘·지승호 두 사람이 《이대로 가면 또 진다》라는 이름을 붙여 선보인다. 참으로 맞는 이야기이다. 이대로 가면 정치와 사회와 경제와 문화와 언론 모두 바보스럽게 지고 말리라 느낀다. 왜냐하면, 스스로 배우지 않으니 진다. 스스로 가르치지 못하니 진다.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며, 스스로 사랑하지 않는데 이길 수 있는가. 삶에는 이기고 진다는 틀이 없다. 사랑이나 꿈을 이기고 진다는 틀로 가르지 못한다. 그예 즐겁게 살아가고, 그저 아름답게 꿈꾸면서 사랑한다. 다시 말하자면, 대통령 선거에서 아무개가 뽑힌다 한들 ‘지지’ 않는다. 정치란 ‘대통령 한 사람 뽑기’가 아니다. 정치란 그야말로 정치를 해야 정치이다. 이기고 진다는 틀을 내려놓고, 삶을 아름답게 가꾸면서 사회에 사랑과 꿈이 감돌도록 한다면, 언제나 이길 수 있고, 누구나 웃음꽃으로 노래할 수 있다. 4347.4.16.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