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25] 크기

 


  초피꽃에 붙은 진딧물은 작고
  나는 지구에서 작은 숨결이고
  지구는 온누리에 깃든 작은 별이고.

 


  작은 것은 얼마나 작고 큰 것은 얼마나 클까 싶습니다. 크기를 따지는 일은 얼마나 대수로울까 싶습니다. 작다고 여기니 작을 테고, 크다고 여기니 클 테지요. 아주 자그맣다 싶은 꽃은 사람이 바라볼 적에 아주 작고, 아주 곱다 싶은 꽃은 사람이 마주할 적에 아주 곱지 싶어요. 키가 작은 사람도 키가 큰 사람도 모두 사람입니다. 나이가 적은 사람도 나이가 많은 사람도 모두 사람입니다. 지구도 달도 해도 모두 별입니다. 개미도 진딧물도 사람도 모두 목숨입니다. 다 다른 숨결이면서 다 같은 숨결입니다. 4347.4.16.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