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8] 하느님
서양에서 몇 가지 종교가 들어오며 한국에서는 ‘하느님’과 함께 ‘하나님’을 널리 쓰는데, 서양종교가 들어오기 앞서에도 한겨레는 오랜 옛날부터 ‘하느님’을 이야기했습니다. 해님도 달님도 별님도 꽃님도 이야기했어요. “하늘 + 님”이기에 하느님일 텐데, 이 낱말에서 ‘하늘’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깊이 살피거나 헤아리는 일은 아주 드물지 싶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얼거리로 빚은 낱말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하느님이라고 하면, 하늘에 있는 님이거나 하늘에서 온 님이거나 하늘과 같은 님이거나 하늘을 만든 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누가 하늘에 있거나 하늘에서 왔을까요. 하늘과 같은 님은 어떠한 숨결이요, 하늘을 만든 님은 어떠한 목숨일까요. 내 마음속에는 어떤 하느님이 있을까요. 내 이웃과 동무는 저마다 어떤 하느님 넋으로 하루를 가꾸는가요. 4347.4.14.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