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23] 너와 나는
풀벌레와 풀포기와
너와 나는
다 같이 지구별 이루는 숲.
지구별에서 쓸모없는 목숨은 없습니다. 사람들 가운데 쓸모없는 이는 없습니다. 논밭에서 쓸모없는 풀은 없습니다. 숲에서 쓸모없는 나무는 없습니다. 스스로 태어나고 스스로 살아가는 숨결은 모두 지구별을 이루는 넋입니다. 그러면, 전쟁무기와 골프장은 얼마나 쓸모있을까요. 졸업장과 학교와 공공기관과 공장과 청와대와 법원은 얼마나 쓸모있을까요. 고속도로와 공항과 관광단지는 얼마나 쓸모있을까요. 지구별에는 어떤 이웃이 서로 어깨동무할 때에 아름다울까 궁금합니다. 서로 아끼는 길을 걸어갈 우리들은 저마다 어떤 숲이 될 때에 사랑스러울까 궁금합니다. 4347.4.1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