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바라보며

 


  내 앞에 있는 책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삭혀서 이 책들을 썼을까 생각한다. 기나긴 해에 걸쳐 얻은 슬기를 책에 살포시 얹었겠지. 혼자 붙잡지 않는 숱한 이야기를 책에 가만히 풀었겠지. 함께 나누면서 다 같이 즐겁게 살아갈 길을 밝히려는 사랑을 책에 조곤조곤 쏟았겠지.


  책을 쓰는 사람이 아름답다. 책을 엮는 사람이 아름답다. 책을 다루는 사람이 아름답다. 책을 읽는 사람이 아름답다. 책을 말하는 사람이 아름답다. 서로서로 아름다운 삶과 사랑과 꿈을 바라면서 책으로 만난다.


  마음을 열기에 책을 읽는다. 내 마음을 열기에 내 이웃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마음을 열기에 책을 쓴다. 내 마음을 열기에 내 이웃한테 사랑과 꿈을 베풀 수 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서 책이 태어나고, 마음과 마음이 어깨동무하는 사이 온누리에 이야기밭이 푸르다. 4347.4.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