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꽃잔치를 앞두고
잘 자라던 모과나무를 그대로 두었으면 일찍부터 꽃도 열매도 잔뜩 얻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 집 뒤꼍 모과나무 가지를 함부로 자르는 바람에 첫 해에는 고작 꽃 네 송이만 피었고, 이듬해에도 열 몇 송이가 가까스로 피었다. 올해로 세 해째 되는 뒤꼍 모과나무는 그야말로 꽃잔치를 이루려 한다. 가지마다 꽃망울이 맺혔고, 꽃망울마다 곧 피어나려고 기지개를 켠다.
올해에 꽃잔치를 이루는 모과나무는 이듬해에 어떤 모습이 될까. 무척 궁금하다. 앞으로도 우리 집 모과나무는 해마다 사월에 아리따운 꽃빛으로 우리 집에 고운 꽃내음을 나누어 줄 수 있을까. 꽃잔치를 앞두고 설레며,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사월마다 새로운 꽃잔치가 이루어진다면 우리 집은 그예 꽃집이라 할 만하리라 느낀다. 4347.4.7.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