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꽃 하얀 빛깔
앵두꽃이 촘촘하게 맺힌다. 하얀 꽃잎이 눈부시다. 봄날 살짝 찾아와서 방긋방긋 웃는 꽃송이는 어느새 톡톡 떨어지고 씨방이 굵어지는데, 짧으나마 꽃빛이 환하게 고우니 발걸음을 붙잡는다.
꽃이 피어 꽃내음으로 부르고, 열매가 맺어 열매알로 부른다. 빨간 열매가 모두 떨어지면? 그때부터는 푸른 잎이 한결 짙게 팔랑이며 여름을 지나고 가을을 맞이한다.
나무는 꽃이 필 적에 꽃나무이고, 열매가 맺을 적에 열매나무이다. 꽃과 열매가 모두 지고 잎이 푸르면 잎나무라 할 만할까. 잎이 떨어진 앙상한 나무는 어떤 나무라고 하면 좋을까. 아이들과 함께 앵두꽃 냄새를 실컷 들이켠다. 4347.4.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