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잡초’라는 이름을 쓰는 탓에, 풀을 ‘풀’다움을 잃는다. 자잘하거나 쓸데없다는 느낌이나 뜻을 담아 ‘잡초’라 가리키니, 풀이 얼마나 푸르면서 싱그러운가를 잊는다. 사람들은 풀을 먹는다. 사람들은 채소도 야채도 먹지 않는다. 사람들은 풀을 먹는다. 사람들이 마시는 바람이 싱그럽거나 맑거나 푸른 까닭은, 지구별 바람은 풀내음이 깃들기 때문이다. 풀이 흙을 살리고, 풀이 있기에 나무가 살며, 풀이 있어서 모든 목숨이 살 수 있다. 이를 깨닫는다면 슬기로운 빛이 가슴속에서 환하다. 이를 안 깨닫는다면 지식이나 정보를 잔뜩 머릿속에 집어넣는다 하더라도 참삶과 멀어진다. 4347.4.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 잡초의 재발견
조지프 코캐너 지음, 구자옥 옮김 / 우물이있는집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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