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손님 기다리기

 


  전남 신안군청에서 전화 한 통 온다. 신안군에서 폐교에 도서관을 만드는 일을 벌이려 한다면서, 나한테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한다. 이튿날 바로 우리 사진책도서관으로 찾아오겠다고 한다. 전화를 끊고 나서 길그림을 펼친다. 신안군부터 고흥군까지 얼마나 멀까 헤아려 본다. 인터넷을 켜고 신안군청이라든지 신안섬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그동안 몰랐는데, 신안섬을 잇는 다리가 꽤 많이 놓였고, 앞으로도 새 다리를 더 놓는다고 한다. 그러면 앞으로 신안은 섬이 아닌 뭍이 되는 셈일까. 이러구러 무엇보다 신안군에서 고흥군까지 찾아온다는 분들 발걸음을 기다린다. 가슴 한켠이 살짝 설레기도 한다. 참말 애써서 무언가 하려는 움직임이 되겠다고 느낀다. 즐겁게 애쓰고 아름답게 힘쓰는 이웃을 만나면 나도 즐거우면서 반갑다.


  우리 식구 살아가는 고흥군은 어떤가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본다. 고흥군에서는 얼마 앞서 광주광역시에 국립공원 바닷가 땅을 주민 의견을 깔아뭉갠 채 강제수용을 해서 팔아치웠다. 다른 광역시에도 또 땅을 팔아치우려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자꾸 국립공원을 해제할 뿐 아니라, 시멘트 공사를 그치지 않는다. 공장도 골프장도 고속도로도 위해시설도 없어 고흥이라는 곳으로 뿌리를 내려 살아가려는 마음인데, 막상 고흥군에서는 이것저것 끌어들이지 못해 안달이 난 정책과 행정만 춤을 춘다. 올해 군수 선거에서도 이런 모습은 달라질 낌새를 안 보인다. 마을 어르신들은 군청에서 빚을 들여 마을회관 새로 지어 주면 좋아라 할 뿐이다. 도시는 도시대로 치닫고 시골은 시골대로 내달린다. 우리는 이 나라에서 무엇이 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은 아침부터 쉬잖고 뛰놀며 무척 지쳤는데 낮잠도 저녁잠도 아직 안 자려고 한다. 참 시골아이답다. 4347.3.3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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