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1] 내림종이

 


  곁님과 함께 읍내 가게에 갑니다. 곁님이 읍내 가게 일꾼한테 ‘커피 필터’ 있느냐고 묻습니다. 읍내 가게 일꾼은 ‘여과지’가 이쪽에 있다고 말합니다. 한 사람은 끝까지 ‘필터’라 말하고, 다른 한 사람은 끝까지 ‘여과지’라 말합니다. 뒤에서 듣던 나는 ‘내림종이’라는 낱말이 떠오릅니다. 나는 커피를 안 마시기에 ‘커피를 내려서 먹는 사람’이 어떤 종이를 쓰는지 모릅니다. 다만, 커피를 내려서 마신다고 하면 ‘내림종이’를 쓰겠거니 생각합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커피를 내릴 적에 쓰는 종이는 따로 ‘거름종이’라는 이름으로 가리킨다고 해요.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거르니까 거름종이입니다. 그리고, 내리니까 내림종이예요. 두 가지 이름을 함께 쓸 만합니다.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거름종이’라는 낱말이 실려요. ‘내림종이’라는 낱말은 안 실립니다. ‘여과지’는 ‘거름종이’로 고쳐서 쓰라고 나오고, ‘필터’는 ‘여과지’로 고쳐서 쓰라고 나옵니다. 4347.3.3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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