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놀기 (사진책도서관 2014.3.28.)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아이들과 우리 도서관에 갈 적마다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집으로 무엇이든 가져오려고 한다. 이때마다 늘 말린다. “벼리야, 보라야, 우리 집에는 우리 집에서 노는 놀잇감이 있어. 도서관에 오면 도서관에서 놀 수 있도록 이것들은 여기에 두고 가자.” 아이들은 못내 아쉽다. 한참 망설인다. 가지고 나왔다가 도로 들어간다. 가지고 나와서 조금 걸어가다가 “갖다 놓고 갈래.” 하고 말하며 다시 도서관 문을 열어 달라 한다.


  책은 집에도 있고 도서관에도 있다. 어디에서나 책을 볼 수 있다. 놀잇감은 집에도 있고 도서관에도 있다. 어디에서나 놀 수 있다.


  어디나 책터요 어디나 놀이터이다. 종이책이 있어도 책을 읽고, 종이책이 없어도 하늘과 들과 숲을 바라보면서 읽는다. 놀잇감이 있어도 놀고, 놀잇감이 없어도 맨손으로 뛰어논다. 나뭇가지를 휘휘 휘두르면서 논다. 돌을 쥐고 흙을 만지면서 논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어릴 적에 느낀 여러 가지 아쉬움을 우리 도서관에서 하나둘 푸는구나 싶다. 내 어릴 적 ‘우리 사회 도서관’은 ‘입시 공부방’이었다. 요즈음에도 이런 빛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 도서관은 책을 누리는 곳인 한편,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앞으로는 우리 도서관 둘레에 흙집이나 나무집을 알맞게 지어, 한결 조용하면서 오붓하게 숲빛을 누리면서 책터와 삶터를 가꿀 수 있기를 꿈꾼다. 앞으로는 이웃들이 도서관에서 하룻밤이나 여러 날 묵으러 찾아와서 느긋하면서 한갓지게 숲내음을 맡으면서 책내음을 즐기도록 한다면 참 아름답겠지 하고 생각한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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