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빛

 


  책 하나를 사이에 놓고 두 아이가 앉는다. 작은아이는 큰아이 곁에 붙어서 알짱거린다. 큰아이는 동생한테 책에 나오는 이야기와 글을 읽어 준다. 작은아이는 딴짓을 하며 놀아도 누나 곁에 붙어서 놀고 싶다. 큰아이는 책을 들여다볼 적에는 동생이 옆에 달라붙어서 얼쩡거리면 성가시다. 웬만해서는 동생이 무엇을 하든 아랑곳하지 않으나, 자꾸 밀치거나 건드리면 싫다. 앞으로 작은아이도 책놀이에 빠져들면 누나 옆에 나란히 앉거나 엎드려서 조용하고도 얌전히 있을 테지. 아직 몸을 많이 써서 뛰놀고 싶으니, 누나가 책을 못 보게 들쑤시고 싶을 테지. 누나가 입던 옷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동생인 만큼, 책놀이 또한 동생이 곧 고스란히 물려받으리라 느낀다. 4347.3.3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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