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16) 통하다通 62 : 이번 미팅을 통해
이번 미팅을 통해 그런 의외의 발견을 할 수 있긴 했지만, 더 이상 미팅은 안 나갔음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히구라시 키노코/최미정 옮김-먹고 자는 두 사람 함께 사는 두 사람》(대원씨아이,2013) 69쪽
이번 미팅을 통해
→ 이번 미팅에서
→ 이번에 미팅을 하면서
→ 이번 자리에서
→ 이번 자리 때문에
→ 이번 만남 자리에서
…
누구하고 만난 자리에서 뜻밖인 모습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누구와 만났기 때문에 뜻밖인 모습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인가 찾아볼 수 있던 까닭은 ‘만났기 때문’이요 ‘만나는 자리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나는 자리에 나갔기에’ 무엇인가를 느꼈고, 누구와 ‘만나면서’ 그동안 미처 몰랐던 모습을 알아보곤 합니다.
언제나 새롭게 배운다는 마음이라면, 아침에 밥을 지을 적에도 새로운 모습을 찾아봅니다. 늘 새롭게 마주하는 매무새라면, 날마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도 새로운 빛을 찾을 수 있습니다. 토씨 ‘-에서’를 넣거나 ‘때문에’를 넣을 자리에 자꾸 ‘통하다’가 끼어듭니다. 4347.3.3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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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만남 자리에서 그런 모습을 뜻밖에 찾을 수 있긴 했지만, 부디 더는 만남 자리는 안 나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의외(意外)’는 “뜻밖”을 뜻합니다. “그런 의외의 발견(發見)을 할 수”는 “그런 뜻밖인 모습을 볼 수”나 “그런 모습을 뜻밖에 볼 수”로 손질합니다. ‘뜻밖의 발견’이란 뜻밖이라 할 만한 모습을 보았다는 뜻입니다. “더 이상(以上)”은 “더”나 “더는”으로 다듬습니다. ‘솔직(率直)’은 “거짓이나 숨김이 없이 바르고 곧다”를 뜻하고 ‘심정(心情)’은 “마음속에 품고 있는 생각이나 감정”을 뜻합니다. 그런데 ‘감정(感情)’은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을 뜻해요. 그러니, 한자말 ‘심정’은 뜻풀이가 겹말입니다. 보기글에 나오는 “안 나갔음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는 뜻과 느낌을 헤아려 “안 나갔음 하고 솔직히 바란다”라든지 “안 나갔음 하고 속으로 바란다”라든지 “안 나갔음 하고 참말 바란다”라든지 “부디 안 나갔음 하는 마음이다”로 다듬어 줍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