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대문 앞 제비꽃

 


  해마다 제비꽃이 곳곳으로 퍼진다. 해마다 꽃이 피고 지면서 씨앗이 톡톡 터져 퍼지기 때문이다. 제비꽃 스스로 씨앗을 퍼뜨리기도 하고, 개미라든지 작은 벌레가 씨앗을 물어다 나르면서 퍼지기도 한다.


  우리 집 대문 앞은 온갖 풀꽃이 피고 지는 조그마한 꽃밭이기도 하다. 얼마 앞서 마을 상수도공사를 하며 우리 집 대문 앞 ‘패여서 흙만 있는 자리’까지 시멘트를 들이붓는 바람에, 이제 대문 앞 작은 꽃밭은 거의 사라졌다. 그래도 대문 안쪽까지 시멘트를 들이붓지 못했으니, 제비꽃은 살아남았다.


  곱게 살아남은 제비꽃을 바라본다. 대문을 활짝 열 적마다 비로소 햇볕을 쬔다. 대문 안쪽에 있기에 이 제비꽃이 햇볕을 쬐기란 너무 어렵다. 지난해처럼 냉이랑 민들레랑 봄까지꽃이랑 꽃마리꽃이랑 함께 어울리지는 못하지만, 유채랑 갓하고 함께 어울리며 자란다. 대문 앞에서 사이좋게 자라는 유채와 갓은 얼마나 이쁜지. 대문을 드나들며 바라볼 적마다 즐겁게 웃는다. 아이들은 마당에서 으레 제비꽃 옆으로 달려와서 대문을 통통 두들기며 논다. 4347.3.30.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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