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부르는 책 (사진책도서관 2014.3.26.)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따순 볕은 얼음을 녹인다. 차가운 바람은 얼음을 못 녹인다. 따순 햇살이 내리쬐면서 풀이 돋고 겨울눈이 깨어난다. 차가운 바람에는 풀이 돋지 못하며 겨울눈은 더 옹크릴 뿐이다. 마음을 따스하게 보듬는 책을 가까이에 두면 삶이 어떻게 달라질까. 마음을 녹이지 못하는 책을 지식이나 정보로 삼아 붙잡으면 삶은 어디로 나아갈까.


  도서관에 새로운 책을 갖다 놓는다. 책을 꾸준히 장만하니 도서관에 두는 책은 꾸준히 늘어난다. 처음 도서관 문을 열던 때를 돌아보면 책이 퍽 많이 늘었다. 책꽂이도 많이 늘었고 책도 많이 늘었다.


  도서관이 할 몫은 두 가지라고 느낀다. 첫째, 책을 잘 건사할 것. 둘째, 건사한 책을 언제나 손으로 만지면서 읽을 수 있을 것. 이 다음으로 생각한다면, 겨울에 안 춥고 여름에 안 더우면 좋겠지. 조용하면서 푸른 바람이 싱그러이 스며들면 좋겠지. 풀벌레와 멧새가 노래하는 소리로 마음을 다스리면서 책을 사귈 수 있으면 좋겠지. 앞으로도 우리 도서관은 책꽂이와 책이 더 늘어나리라 생각한다. 새로 나오는 책을 장만하고, 잊히거나 사라진 책을 마련할 테니까.


  엊그제 비가 제법 내렸더니, 도서관 한쪽으로 빗물이 스몄다. 밀걸레로 빗물을 바지런히 훔친다. 창문을 모두 열고 도서관 바닥을 모두 닦는다. 바닥에 고인 빗물로 도서관 바닥을 닦는 동안 큰아이는 얌전히 책을 읽고 작은아이는 작은 걸상을 이리저리 밀면서 내 꽁무니를 좇는다.


  오늘은 우체국에 가서 도서관 소식지를 부쳐야 하는 만큼 바삐 집으로 돌아간다. 집으로 돌아가기 앞서 수선화하고 동백꽃한테 인사한다. 집에서는 큰아이가 봉투질을 거든다. 큰아이가 일을 거들었기에 한결 빨리 끝났다. 앞으로 큰아이가 봉투에 주소도 적어 줄 수 있을까? 따사롭게 내리쬐는 봄볕을 가슴에 담아서, 우리 도서관과 보금자리에 봄내음이 깃들도록 하자. 스스로 봄노래를 부르면 봄살이가 되리라.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